2020년 8월부터 다양한 폰트 관련 기사를 소개해온 모리사와 노트는 개설 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이번에는 기념 기획으로, 방문하면 무심코 손에 들고 싶어질 만한 상품을 다수 판매하고 있는 칼디 커피팜(이하 칼디)을 인터뷰했습니다. 식품과 폰트의 연결점에 대해 궁금한 분은 끝까지 읽어보세요.
목차
1. 당신도 서체 탐정이 될 수 있다?! 모리사와 폰트가 가득한 칼디
모리사와에서는 서체 디자인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폰트 관련 업무를 하고 있으면 “거리에 나서면 서체에 먼저 눈이 가고, 내용보다 글자의 디자인이 신경 쓰인다…”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모리사와 폰트를 찾는 데 열중하여 ‘서체 탐정’이라 불리는 직원도 있습니다.
어느 날, 일상의 관찰을 통해 칼디에서 모리사와 폰트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칼디 커피팜’은 주식회사 카멜커피가 운영하는 식료품점입니다. 처음에는 커피콩을 카페에 납품하는 사업을 중심으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수입 식품이나 일본 식재료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합니다.
그런 칼디에서 판매되는 상품 패키지에 모리사와 폰트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즉시 폰트를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사용된 서체: 류민, 포크, 레이민, 슈에이명조, 슈에이니지미명조, 시마나미, A1고딕, 카이민 소라, 카이민 츠키, 카쿠민, 모아리아, 하루크래프트, 하루히학원, 코쿠요, 타카모던, 타케, 코킨 쿄가나, 켄센, 에코, 쇼와해서 (쇼와서체)
※이 서체들은 모두 ‘타입스퀘어(TypeSquare)’에서 제공됩니다.
이처럼 다양한 오리지널 상품의 과자, 조미료, 가공식품, 음료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폰트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어러분도 어떤 패키지에 어떤 서체가 사용되었는지 찾으셨나요? 사진 관계상 모두 싣지는 못했지만 실제 사용 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또한 다양한 서체 가운데 특히 카이민 시리즈가 주로 사용되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보고 있으니 점점 배가 고파지네요.
이렇게 폭넓게 모리사와 폰트를 사용해 주시는 칼디는 어떤 과정을 통해 이 폰트를 선택하게 되었는지 궁금하여 인터뷰 요청을 드렸고, 흔쾌히 수락해 주셨습니다.
칼디의 오리지널 상품이나 판촉물을 담당하는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끝까지 즐겨 주세요.
2. “상품의 인상은 폰트에 의해 달라진다”
■ 인터뷰에 응해 주신 분: 주식회사 카멜커피 디자인부 이나쓰구 토모에 님
ー 오늘 인터뷰 잘 부탁드립니다. 먼저 지금까지 어떤 패키지 디자인을 담당하셨나요? 작업 환경도 함께 알려 주세요.
이나쓰구: 제가 담당한 상품은 ‘만능 두시 소스 (카이민 츠키)’, ‘된장 스키야키 소스 (쇼와해서)’, ‘곤약 소면 (UD디지털교과서체)’, 그리고 ‘타이 캠페인 (카이민 츠키)’ 포스터 등입니다.
그 외에도 최근에는 마켓 백이나 스파이스 백 광고 포스터도 제작하여 A1고딕을 제목에 사용했습니다.
작업 환경은 iMac 27인치, 사용 소프트웨어는 주로 Illustrator CC, Photoshop CC입니다. 일부는 iPad로 일러스트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프린터가 두 대 있으며, 그중 하나는 흰색 잉크를 사용해 투명 필름에 인쇄할 수 있어서, 내용물이 보이는 투명 타입의 패키지를 모형으로 만들어 최종 결과를 확인하면서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 부서 내에는 작지만 촬영 스튜디오도 갖추고 있어 제작에 있어서는 매우 좋은 환경입니다.
ー 언제부터 모리사와 폰트를 사용하고 계신가요?
이나쓰구: 저는 2012년 3월에 매장에서 디자인 부서로 이동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모리사와 폰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부서에서는 초창기부터 모리사와 폰트를 사용해 왔으며, 회사 내 인하우스 디자이너가 오리지널 상품의 모든 패키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ー 그렇군요. 모든 패키지를 내부 디자이너가 제작했기 때문에 칼디만의 독특한 느낌이 드는 것 같네요.
이나쓰구: 그렇게 느껴주신다면 다행입니다. 각자가 전문 분야가 있긴 하지만, 다양한 상품을 모두 함께 담당하고 있습니다.
ー 디자인 부서 초기부터 모리사와 폰트를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나쓰구: 시인성이 좋은 폰트가 많다는 점이 주요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칼디 매장은 조도를 낮추고 간접 조명을 사용해 상품이 돋보이도록 설계되어 다소 어두운 편입니다. 어두운 매장 안에서도 한눈에 상품명을 알아볼 수 있고, 설명문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패키지와 판촉물 모두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생소한 식품이 많은 매장 특성상, 읽기 어려운 글씨로 표기된 상품은 쉽게 지나치게 됩니다.
ー 음식의 인상 뿐만 아니라 매장 내 이미지와도 잘 어울리도록 디자인 하신 거네요. 이용하신 서체 중에 카이민 시리즈가 많아 보이는데요. 혹시 이유가 있을까요?
이나쓰구: 카이민은 글자의 굵기와 가는 부분의 균형이 절묘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글자의 특징인 삐침과 파임이 느껴지면서도 과하지 않으며, 신뢰감을 주고 고급스러우며, 멀리서도 글자가 선명해서 매장에서도 잘 어울립니다. 이 때문에 많은 상품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ー ‘칼디다운 느낌’과 ‘시인성’을 모두 충족하는 서체가 카이민이라는 말씀이군요! 패키지는 어떤 과정을 통해 제작되나요?
이나쓰구: 패키지 디자인은 먼저 상품 개발 담당자와 디자이너가 회의를 시작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개발 배경, 상품에 대한 생각과 맛에 대한 고집, 타겟 고객, 패키지 종류, 인쇄 방식 등을 듣고, 이에 맞춰 디자인을 구상합니다. 디자인 초안을 몇 개 준비해 부서 내에서 검토한 후, 몇 가지 시안으로 압축해 디자인을 완성하는 과정입니다. 간단히 말해, 개발자가 맛과 규격을 결정한 뒤 디자인 부서에 의뢰가 들어오면 작업을 시작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ー 패키지 디자인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이나쓰구: 저는 ‘토로리 매실주’라는 상품의 패키지 디자인을 담당했는데, 그 과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토로리 매실주’는 그 이름 그대로 걸쭉한 달콤함이 특징으로, 타깃 고객층은 여성 소비자입니다. 따라서 고급스러운 느낌보다는 귀여움을 살린 디자인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원통형 병에 색을 입히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색상 수는 4가지 정도로 제한되었고, 세밀한 표현도 어려운 조건이었습니다.
우선 몇 가지 시안을 만들고 나서 개발 담당자와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특히 상품명에 사용하는 글자는 그 상품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서 글자 구성이나 폰트를 달리하여 여러 패턴을 제안했습니다. 당시 제출했던 시안은 다음의 세 가지 디자인이었습니다.
ー 시안 후보에 ‘하루히학원’도 있었군요! 이렇게 보니, 녹아내리는 느낌은 카이민 서체에서 잘 드러나는 것 같네요…
이나쓰구: 네, 그렇습니다. 제품의 특징인 ‘점성’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타이틀이라는 평가를 받아, 왼쪽 첫 번째 시안으로 최종 결정되었습니다. 또한 처음 상품명은 ‘토롯토 매실주’였으나, 시안 글자를 본 후 ‘토로리’라는 이름이 이 매실주의 맛에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와 상품명을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디자인은 첫 시안을 바탕으로, 매실의 단맛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매실 열매와 꽃의 개수를 늘려서 더 화사한 느낌으로 조정했습니다. 처음에는 꽃의 색상이 핑크였으나, 병 샘플 제조 단계에서, 도료로 핑크색을 표현하기 어렵다는 점이 밝혀져 최종적으로 밝은 오렌지 색상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토로리 매실주’의 패키지가 완성되었습니다.
이름 그대로 농후하고 걸쭉한 맛이 일품인 매실주였습니다! 논알콜도 있다고 하네요.
ー 선택한 폰트의 글자 배열에서 영감을 받아 상품명을 변경한 것이라니 매우 흥미롭습니다. 칼디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은 이런 세심한 회의와 아이디어로 탄생하는군요. 혹시 좋아하시는 폰트가 있나요?
이나쓰구: 저는 슈에이체의 니지미 시리즈는 고딕과 명조 모두 좋아합니다. 아직 패키지에 잘 적용해서 사용해본 적이 없지만, 다음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모리사와에서 제공하는 슈에이니지미 시리즈는 슈에이니지미명조, 슈에이니지미각고딕 금, 슈에이니지미각고딕 은, 슈에이니지미둥근고딕, 슈에이니지미앤티크의 5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ー 니지미 시리즈를 사용한 패키지 디자인, 기대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칼디에게 폰트란 무엇인가요?
이나쓰구: 앞서 말씀드렸듯이 칼디 매장 내에서는 시인성이 아주 중요합니다. 물론 단순히 읽히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고, 분위기에 맞는 폰트를 사용해야 매장 연출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 점에서 모리사와 폰트는 큰 도움이 되며, 신서체가 출시될 때마다 항상 기대가 큽니다. 어떤 상품에 어울릴지, 글자를 보고 상상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카이민 서체는 너무 많이 사용해서 사실 조금 남용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입니다. 카이민을 뛰어넘는 새로운 폰트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ー 새 서체도 관심 있게 봐주시는군요! 사실 올해도 새 서체 특설 사이트가 오픈되었는데요… 여기서 한가지 말씀드리면, 취재일이 무려 2021년 신서체 발표와 같은 날이었습니다!
2021 モリサワ新書体 | 株式会社モリサワ
注目の新書体!流れるように文字がつながる筆書体「澄月」をはじめ、個性豊かな明朝体やゴシック体、ウエイトが豊富で利便性の高い欧文書体など、デザインの幅を広げるラインナップを提供します。
https://www.morisawa.co.jp
이나쓰구: 정말 우연이네요! 나중에 꼭 확인해보겠습니다.
ー 꼭 자세히 살펴보세요. 카이민을 능가할 폰트가 있을지도 모르죠. 이나쓰구 씨,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이나쓰구: 기대가 되네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3. 마치며
칼디의 상품 패키지 제작 과정, 어떻게 보셨나요? 처음부터 모리사와 폰트를 사용해 주시고, 브랜드 이미지와 매장 조건에 맞는 폰트로 선택해 주신 것을 알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서체를 멋지게 활용해 주시는 이나쓰구 씨의 열정이 담긴 인터뷰였습니다.
특히 토로리 매실주의 디자인에서 상품의 특징을 부각하기 위해 선택한 서체의 분위기에 맞춰 상품명을 변경했다는 에피소드는 인상 깊었습니다. 단순히 텍스트가 아닌 다양한 서체가 음식의 매력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상품명과 서체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기대됩니다.
마지막으로 칼디가 추천하는 상품도 소개해드립니다.
- 향초치즈 빵가루 (톳판분큐명조 R)
- 시오레몬 파스타소스 (포크 ※일본어 부분)
- 대만과실차 자스민&리치 (키자하시킨료)
- 세토 레몬시오라멘 (카이민 소라)
- 무적안주 김치오징어 (해서MCBK1)
칼디커피팜 온라인 스토어에서 구입할 수 있는 상품도 있습니다.
이번에 다른 업계이지만, 폰트와 디자인의 조합을 통해 이 인터뷰 기사를 작성할 수 있게 되어 모리사와 노트 1주년을 기념하는 멋진 협업이 되었습니다. 인터뷰에 협력해 주신 주식회사 카멜커피와 이나쓰구 님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칼디에는 이 외에도 많은 상품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매장을 방문하여, 맛있어 보이는 상품명에서 서체 디자인으로 눈을 돌려보시면 어떨까요? 다음 ‘서체 탐정’은 바로 이 기사를 읽고 있는 여러분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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