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셜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란 미국의 건축가 로널드 메이슨이 ‘모든 나이와 능력을 위한 디자인’을 표현하기 위해 1990년대 제창한 디자인 개념이다. 유니버셜 디자인은 7가지 기본 원칙이 있다. ▲누구나 공평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사용하기 좋은 융통성 ▲간단하고 직관적인 사용성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정보 ▲오류에 대한 포용력 ▲적은 힘으로 사용 가능한 노력 ▲접근과 사용을 위한 충분한 공간 등이다.
모리사와 그룹의 유니버셜 디자인 폰트(UDF) 철학은 확고하다. ‘문자의 형태가 알기 쉬워야 하고, 문장을 읽기 쉬워야 하며, 오독하기 어려워야 한다’는 것. 조선일보는 2017년 11월 6일자 기사에서 ‘글로벌 폰트 디자인 회사인 모리사와의 UD신고 한글 서체가 동종 서체에 비해 가장 읽기 쉬운 폰트라는 실험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당시 보도된 기사 일부를 소개한다.
모리사와 그룹과 일본 게이오기주쿠대학 심리학 교실의 나카노 야스시(中野 泰志) 교수가 공동으로 주관한 이번 실험에서 모리사와의 ‘UD신고 한글’과 타사의 고딕체 5종 등 총 여섯 종류의 서체를 비교 실험했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2종류의 서체 조합을 나란히 제시하고 어느 서체가 보기 쉬운지 평가하게 하는 일대비교법(一對比較法)이 적용해보니 8pt, 10pt, 12pt 등 서체 크기를 달리하며 실시한 통상시력, 저시력 시뮬레이션에서 실험에서 ‘UD신고 한글’ 서체가 다른 5개사의 서체를 누르고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18pt, 22pt, 26pt 등 저시력자 등을 대상으로 한 큰 글자 실험에서도 가독성이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실험에 사용된 ‘UD신고 한글’ 서체는 초성과 중성, 종성 간의 조형과 균형을 유지하면서 획 선의 간격을 넓게 설계한 점을 특징으로 자연스러운 붓의 흐름 또한 반영돼 가독성과 가시성을 배려한 서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략)
모리사와 그룹 관계자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노약자 및 저시력자도 쉽게 읽을 수 있는 폰트를 꾸준히 개발할 예정”이라며 “국내 기업도 시력이 약한 사회약자를 배려하는 유용한 폰트를 많이 개발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모리사와 그룹은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4개 국어에 대응할 수 있는 서체를 여럿 보유했다. 특히 동일한 디자인 콘셉트를 기반으로 설계해 한글과 일본어, 중국어를 함께 적을 경우 이를 조화롭게 병기할 수 있다. 모리사와 그룹에서 유니버셜 디자인을 의식하기 시작한 이유는 초고령화 사회의 진입 때문이다.
현재 인구고령화 사회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며 전자 기기의 발전은 빠르고 집요하게 우리의 시력을 빼앗고 있다. 지난 100여 년간 폰트를 만들어오고 있는 모리사와 그룹은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바라만 볼 수만은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폰트 하나 제작하는 데 수년의 시간을 소요하기 때문에 눈 앞의 이익보다 긴 세대 동안 사랑받고, 기쁜 마음으로 사용하며 일상에 도움이 되는 폰트를 염두에 두고 제작해야 한다. 이렇게 제작한 유니버셜 디자인 폰트가 우리 일상 생활과 밀접하게 된다면 이는 저시력자들 및 고령화 인구에게 사회적 참여를 적극 유도할 수 있으며, 그들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게 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댓글 영역